jueves, junio 18, 2009

껌 할아버지


5년 전 일이었습니다.
집으로 들어오던 언니가
오늘 황당한 일을 겪었다며 말을 이었습니다.

오늘 집에 오는 길에 한 할아버지가
다리를 절룩거리며 다가오시더니,
"학생, 머리카락에 껌이 붙었네,
잠깐 일루 와봐.." 하시는 거야..
깜짝 놀라 다가갔지,
그런데 한참 머리를 뒤적이시더니 됐다며
손에 붙은 껌을 보여주시는 거야.
난 너무 감사하다고 했는데...

갑자기 할아버지께서
"감사하면 내 담뱃값 좀 줘." 라고 하시는 거야
조금 당황하긴 했지만,
서슴없이 지갑을 열어 3천원을 꺼내다
할아버지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보았어,
아무래도 식사도 못하고 다니시는 것 같아
만원짜리 한 장을 꺼내드렸어.

언니의 말을 듣고 갑자기 번뜩 생각나는 것이 있었습니다.
얼마 전, 뉴스에서 "껌 할아버지"라는 제목으로
사기를 치는 할아버지들이 많으니
조심하라는 내용의 기사가 나왔던 것입니다.

"으이그~ 이 바보야~ 그러길래 뉴스 좀 보고 다니라니까,
언닌 사기 당한거야~
돈도 없는 학생이 사기꾼한테 만원이나 툭툭 내줘? 쯧쯧쯧"
전 언니의 한심한 행동에 혀를 찼습니다.

그러자 언니가 말했습니다.
"사랑하는 나의 동생아~ 넌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구나..
언니가 뉴스는 안 봤지만,
할아버지가 거짓말 하는 거 몰랐을 것 같애?
물론 거짓말은 나쁘지만 그렇게까지라도 해서
한끼를 때워야 하는 분들을 생각해봐,
더군다나 우린 할아버지도 안 계시잖아,
용돈 드리는 셈 치고 준거야.
이제야 언니의 깊은 뜻을 알겠어?"

- 최영희 (새벽편지 가족) -



세상의 모든 일들은
어떤 눈으로 바라보느냐에 달려있습니다.
올바른 일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에겐
부정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.
긍정적인 눈을 키워야겠습니다.

- 세상을 보는 관점이 중요합니다. -

출처: 사랑밭 새벽편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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